이화의 새 터전, 나눔의 가치로 싹 틔우다
- Date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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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에서 보낸 오랜 배움의 시간
“이화 교정에 들어선지 어언 40년이 지났네요.” 그 사이 많은 풍경들이 변했다는 김상민 이화ALPS동창회장의 두 눈에는 아직도 이화에서의 옛 추억이 선한 듯 해 보였다. “73년도에 이화에 입학해서 대학생활 4년, 여성최고지도자과정(ALPS)으로 8년을 보냈으니 벌써 이화 교정에서 보낸 시간이 12년이 되었습니다. 초, 중고등학교로 보낸 시간이 각각 6년이니, 이화에서 보낸 배움의 시간이 가장 길었네요.” 그래서인지 김상민 회장은 이제 이곳이 편한 친정 같다고 표현했다. “몸이 가까워지니 저절로 마음도 가까워진다는 것을 ALPS과정을 통해 다시 깨달았어요. 그 전에는 ‘이화여대’가 그저 내가 졸업한 학교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정말 ‘친근하고 정겨운 저의 안식처’라는 느낌이 들어요. ALPS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자주 발걸음을 하며 젊은 학생들과 함께 하니, 우리 후배들의 건강한 에너지에 저까지 젊어지는 기분이죠.”
김상민 회장은 본교 정책과학대학원 소속 여성최고지도자과정(Advanced Leadership Program Society⦁ALPS)에 참여하게 되면서 잊혀졌던 모교와의 인연을 다시 쌓았다. 즐겁게 수업을 들으며 다른 회원들과 교류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당 과정을 수료한 동창들의 모임인 ‘이화ALPS동창회’ 제 28대 회장으로도 취임하게 되었다. 여러 차례 고사했지만 이왕 맡게 된 것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는 김 회장은 전반기의 바쁜 행사들을 잘 마무리하여 이제 한결 마음이 편안해 졌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 미소에 화답하듯 이번 신축기숙사 1억 원 기부에 대한 계기에 대해 살며시 물었다.
신축기숙사 기부를 결심한 계기
“지난 8월 최 총장님이 취임하신 후, 기숙사 신축사업은 이화의 경쟁력과 연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하신 그 메시지에 크게 공감했어요. 제대로 된 숙식이 제공되어야 전국 곳곳의 우수한 인재들이 이화로 올 수 있을 텐데 우리 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이 그 정도밖에 안 된지는 미처 몰랐어요. 서울 시내 주요 학교들의 기숙사 수용률에 절반도 채 안 된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어요. 제가 엄마의 입장에서 자식을 학교에 보낸다고 생각해도 안전한 주거 환경, 균형 잡힌 식사가 가능한 학교로 보내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가 같은 마음일 거예요. 해외에서도 전 세계 유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기숙사 확충에 힘쓰고 있고요. 그래서 현재 이화에게 기숙사 신축사업은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했고, 총장님의 뜻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난 ALPS동창회 송년회 신축기숙사건립기금 1억 원을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나누면 나눌수록 충만한 마음
김상민 이사장은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것 자체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기부도 습관이 되는 것 같아요. 기부를 하면 할수록 나눌 수 있다는 기쁨에 오히려 제가 더 행복해지고 제 삶에 대한 감사함으로 마음이 충만해 지거든요. 누군가에게 하나를 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제가 더 많은 걸 얻게 되기 때문에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의 크고 작은 실천들이 제 인생을 감사함으로 물들이니, 이 기쁨을 맛 본 사람은 작게라도 조금씩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누게 되지요.”
현재 병원 원장인 남편을 도와 운양의료재단 이사장으로 활동 중인 김 동문은 환자와 직원들을 살뜰히 살피는 것에도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병원을 믿고 찾아와준 환자들이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30여명이 넘는 직원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의사들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환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재단의 구성원 한 명 한 명에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저희 병원을 찾아주는 환자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힘을 내게 되는 것 같아요. 가족 외에는 언제나 병원과 환자만을 생각하며 노력을 아끼지 않는 남편을 보면서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운양의료재단 이사장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이화ALPS동창회의 장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상민 회장은 딸 같은 이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의 말을 전했다. “지금 우리 학생들이 누리는 시간이 참 소중하고 귀중하답니다. 대학에서의 한 순간, 한 순간을 최선을 다하세요. 이화인은 분명 남들과 다른 우리 이화인으로서의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고유한 정체성을 꽃피워서 후배들이 각자의 꿈을 실현하고 글로벌 여성리더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매사에 열정을 다하며 본인의 삶을 멋지게 만들어 나가는 선배의 응원인 만큼, 이화의 후배들에게 그녀의 나눔이 큰 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