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회리 교수 연구 논문 세계적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게재
문회리
화학·나노과학전공
바이오 유리, 핵폐기물 처리는 물론 광학·전기·전자 분야 소재 개발에 활용 가능한
용융점 낮은 ‘금속-유기 골격체’ 전략적 합성 성공
화학·나노과학전공 문회리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카르복시기 리간드 기반 금속-유기 골격체의 용융 현상을 관찰하고 유리화에 성공함으로써 ‘금속-유기 골격체’ 소재군 다변화 가능성의 길을 열었다.
금속-유기 골격체 (Metal-Organic Framework, 이하 MOF)는 다공성(porosity)을 지니는 유기·무기 하이브리드 물질의 일종으로, 높은 구조적 확장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 화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물질 중 하나다. 3차원 구조체에 매우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어 물질 저장이나 분리 등이 가능하면서도 강한 결합성을 유지하는 특성을 활용해 MOF는 기체 포집, 약물 전달, 화학 센서 등 수많은 응용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지닌 차세대 플랫폼 물질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MOF 고유의 결정질 파우더 형태로 인해 낮은 가공성과 낮은 기계적 강도를 보여 산업에서의 직접 활용에 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분자와의 혼합물을 만들거나 펠렛 또는 비즈 형태로 성형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있어 왔으나, MOF 함량 미달 혹은 성형 과정에서의 성능 저하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공성과 성형성을 높이고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MOF를 용융(melting)한 액체상 또는 유리상 MOF 개발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표된 10만 개 이상의 MOF 중 용융 현상을 보이는 것은 극소수인데다, MOF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르복시기 리간드 기반 MOF의 용융 현상은 한 번도 발표된 바 없다. 이러한 MOF의 용융 현상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설계에 적용하는 것은 기존의 소재적 한계를 극복하여 MOF 소재군의 다변화 가능성을 확대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MOF 용융 원리 개념도: MOF 분해 과정의 열역학적 이해 및 조절을 통해 용융점과 분해 온도를 조절함으로서 액체상 및 유리상의 MOF를 합성하는 전략 모식도
본교 연구팀은 MOF의 형성 및 분해 과정을 열역학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합성 전략에 반영함으로써, 녹는점이 낮은 MOF를 전략적으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카르복시기 리간드 기반 MOF의 용융 현상을 관찰하고 이를 유리화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사용해 온 단단한 형태의 벤젠고리 기반의 카르복시산 대신 다양한 입체구조로 변환이 가능한 알킬사슬 기반 카르복시산을 리간드로 사용해 엔트로피를 높이고, 결정장 안정화 에너지가 낮은 금속을 사용해 금속-리간드 결합 세기를 조절하여 엔탈피를 낮춤으로써 기존에 비해 MOF 용융점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를 통해 결정질 MOF를 녹여 액체로 변환하고 이를 식혀 유리를 제조해 기존에 발표된 MOF 기반 유리에 비해 획기적으로 높은 강도의 유리를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MOF 액화 및 유리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MOF 기반 유리 물질 다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등 특정 기체를 포집하거나, 특정 물질에 반응해 녹는 의약품 코팅제 등 바이오 유리 개발을 비롯해 광학·전기·전자 소재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MOF 소재의 확장성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연구재단 중견연구,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 및 교육부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 「Melt-quenched carboxylate metal–organic framework glasses」은 2월 8일(목) 세계적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 16.6)>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문회리 교수는 다수의 연구를 통해 특정 성능을 갖는 다공성 MOF를 합성하는 전략과 에너지 분야 활용 방법을 제시해 왔으며, 비서구권 여성으로는 최초로 일본배위화학회(JSCC)가 수여하는 ‘국제 창의연구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23년 ‘Ewha Frontier 10-10’ 사업을 통해 화학·나노과학전공 이화펠로우로 부임한 문회리 교수는 미래지속가능 분자설계 연구단(단장 윤주영)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연구 분야인 에너지·환경·바이오헬스 분야의 첨단 소재 및 나노·분자과학 개발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