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교수, 유튜브를 통한 오정보 확산 메커니즘 밝혀
윤호영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윤호영 교수(제1저자)의 연구 논문 「Understanding the Social Mechanism of Cancer Misinformation Spread on YouTube and Lessons Learned」가 모바일 헬스 분야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IF=7.0)>에 게재됐다.
본 연구는 유튜브를 통해 암 환자들에게 오정보가 전파되는 방식을 살펴보고, 이를 기반으로 오정보 확산 방지 및 정확한 정보 제공 방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2019년 대표적 소셜미디어인 유튜브에 개 구충제와 관련된 해외 사례가 소개된 이후, 구충제 펜벤다졸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으로 상품이 품절 되고 가격 폭등 현상 등이 나타났다. 또한 투병 중이던 국내 연예인이 공개적으로 자가 복용을 천명하며 뉴스화가 되는 등 많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의료전문가와 국립암센터 등 관련 기관은 펜벤다졸 복용의 위험성을 알리고 효과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였으나, 환우회를 비롯한 환자들이 이를 믿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본 연구는 위 현상과 관련해 유튜브에 펜벤다졸과 관련해 어떤 영상들이 게재되어 있으며, 이들이 추천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자기확산 메커니즘을 가지게 되는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유튜브 API를 활용하여 2019년 9월부터 1년 사이 게재된 펜벤다졸 동영상을 추출하고, 그중 조회수 5만 회 이상의 동영상 90개를 중심으로 콘텐츠 간의 추천 네트워크 구조를 파악했다.
[Hosptal] 환우들이 보는 병원 중심 채널에서 자가복용 후기 동영상(노란색)이 많이 추천됨
[Newsmedia] 뉴스 미디어에서는 자가복용 후기 동영상(노란색) 추천이 현저히 적게 나타남
연구팀은 채널을 분석 단위로 수행하고, 그림(1)에서 볼 수 있듯 1개 동영상마다 10개의 추천 동영상을 추출하여 어떤 방식으로 추천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이른바 ‘복잡 전염(Complex Contagion)’ 현상으로 인해 펜벤다졸의 효용을 믿고 복용할 수밖에 없는 정보 흐름 네트워크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복잡 전염’이란 개인이 행동 변화를 채택하기 전에 다양한 노출 소스가 필요함을 의미하는 소셜 네트워크의 현상으로, 여기서는 사람들이 하나의 정보 원천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방식이 아니라 동일한 이야기를 하는 여러 사람에게 반복 노출되면서 그 사실을 믿게 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 개 구충제를 복용한 사람의 자가 투여 후기 영상이 지속적으로 업로드되고 누적됨에 따라, 전문가 및 관련 기관의 관련 콘텐츠에 비해 펜벤다졸에 호의적인 영상의 노출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유튜브 알고리즘 역시 펜벤다졸 관련 영상을 시청한 사용자에게 펜벤다졸의 유용성을 주장하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추천했다. 이러한 복잡 전염 현상으로 인해 질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동기가 강한 환자들은 오정보를 사실로 확신하게 되었다.
공식 뉴스 미디어에는 펜벤다졸 자가 복용 영상이 추천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암 환우나 관련 시청자들이 주로 보는 채널은 공식 뉴스미디어가 아니라 우리나라 주요 의료기관인 서울 삼성병원과 아산병원 등의 채널로, 이 채널들에는 펜벤다졸 검증 영상 콘텐츠가 제공되지 않았으며, 이 채널에서도 펜벤다졸 관련 유해 영상이 추천되고 있었다. 결국 정부의 성명서 등 뉴스 미디어를 활용한 정보 소통은 오정보를 제공하는 영상들과 분리되며 실질적으로 전달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당국의 소통이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보건위험 소통과 관련해 두 가지 함의를 제시했다. 향후 오정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째, 성명서 발표 등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오정보가 유통되는 정보 유통 네트워크에서 직접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바로 잡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천 콘텐츠에 노출되는 복잡 전염 현상을 단순히 성명서와 같은 방식으로는 방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오정보가 언제, 어떤 내용으로 유통될지 모르기 때문에 사전에 신뢰할 만한 정보 전달 매체로서의 위치를 확보하여 평상시에도 환자와 환우들이 접근하기 쉬운 채널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윤호영 교수는 “본 연구는 사람이 만든 정보와 알고리즘이라고 하는 기계의 행위가 교차하며 오정보의 유통 방식에 대해 밝혔다는 의의가 있다”며 “또한 사회학자들이 밝힌 복잡한 전염이라는 메카니즘을 의료정보학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 연구 분야에 적용한 본 연구를 통해 향후 융복합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세종충남대병원 권정혜 교수팀과 협력연구를 통해 국립암센터 암정복추진기획단 지정 연구과제 ‘암환자 보완대체요법(펜벤다졸 포함) 실태조사와 관리방안 마련 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