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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과 석병훈 교수, ‘소득세 변화의 거시경제 효과’ 분석 논문 발표 N

  • 작성처
  • 등록일2025.04.17
  • 10633


경제학과 석병훈 교수의 논문 「The Macroeconomic Effects of Income Tax Changes in Korea」가 경제학 분야 저명 학술지 <Asian Economic Papers(ECONOMICS JCI 상위 0.9%, SSCI 등재 학술지)>에 게재됐다. 


2022년 한국 정부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득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개편이 실제로 우리 경제와 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은 많지 않았다. 


석병훈 교수는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유혜미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이 소득세 개편이 한국의 세금-복지 구조와 거시경제에 장기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정밀하게 분석했다. 연구진은 다양한 소득과 자산 수준을 가진 가계들이 존재하는 ‘동태확률 일반균형 모형’이라는 정교한 분석 도구를 사용했다. 또한, 한국의 세금-복지 구조를 평균적인 순조세(개인이 정부에 내는 세금에서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뺀 금액) 부담 수준과 세금-복지 제도의 누진도를 나타내는 두 개의 모수로 단순화한 순조세 함수를 채택했다. 연구진은 우선 2022년 한국 경제의 순조세 함수를 ‘재정패널조사’의 가구 단위 미시 데이터를 이용해 추정했다.


2022년 소득세 변화가 세금-복지 구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즉, 순조세 함수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분석하려면, 데이터가 축적될 때까지 상당 기간 기다려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정부의 세수 및 세부담 분포 전망치를 활용하는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해 소득세 개편이 순조세 함수에 미치는 영향을 식별했다. 분석 결과, 2022년 소득세 개편은 평균 순조세 부담을 증가시키는 반면, 세금-복지 구조의 누진성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식별된 순조세 함수를 다시 동태확률 일반균형 모형에 대입하여 거시경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장기적으로 2022년 대비 총소비는 0.50%, 국내총생산(GDP)은 0.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득세 수입은 정부의 예측치보다 적게 감소했다. 이는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증가하면서 과세 기반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세금-복지 구조의 누진성이 낮아져 고소득층이 세금을 덜 내면서 소비를 늘리고, 기업 투자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본 축적이 늘어나면서 근로소득도 높아졌고, 결과적으로 GDP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소득 분위별 가계 소득, 가처분소득 및 소비의 2022년 대비 변화 (단위: %)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고, 고소득층의 소득은 오히려 증가하는 불균형이 존재했다. 특히 소득 하위 40%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감소한 반면, 상위 60%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사회 전체의 복리후생 수준은 장기적으로 연간 소비 기준 0.33%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석 교수는 이번 분석을 통해 “정부의 소득세 개편은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득 하위 10% 저소득층의 소득과 소비 감소를 보완하려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복지 지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조세 정책이 단순한 세금 수입의 증감에만 그치지 않고, 소비와 생산을 포함한 경제 전반과 가계 복지 수준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수치로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앞으로 조세 정책을 설계할 때 경제성장과 형평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함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특정 입법안이 정부의 지출 및 세입에 미치는 변화를 예측할 때, GDP, 실질 이자율 등 거시경제 변수들의 변화로 인한 영향까지 반영하는 것을 ‘동태 추계(dynamic scoring)’라 한다. 이는 현재 우리 국회는 사용하지 않고, 미국 의회만 일부 입법안에 사용하고 있는 정밀한 추계 방법이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방법론은 국회와 정부의 전망치를 이용해 동태 추계와 동일한 수준으로 조세 정책의 효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 그 활용도가 매우 크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해당 논문은 <Asian Economic Papers>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